[essay] leading과 bun

가벼운 인생 log를 남기기로 했다.

앞으로 그냥 가벼운 말투로 가볍게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듯이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정리해서 글을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다보니 뭔가 빡세게 공부하지 않으면 글을 못 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한동안 도저히 업무 이외의 시간에 깊게 공부할만한 시간이 나지 않았다. 원인이라고 치면 개발 공부에 매진하기에는 현생에서 요구되는 역할이 너무 다양했기 때문인데, 남들은 어떻게 사나 싶고 그렇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냥 일기처럼 글을 대충 가볍게 써서 종종 남겨보려고 한다. 짧은 개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고, 가끔은 사적인 영역의 가벼운 감상을 적기도 할 것 같다.

Leading은 무엇인가.

적어도 line-height는 아니다. 최근 회사 내의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리딩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회사의 리소스가 부족하여 디자인 시스템을 디자이너 없이 개발자가 혼자 정하고 있는 조금 기묘한 상황이긴 하지만, 가장 최근에 디자인 된 서비스를 보며 최대한 유사하게 가고 있다. 어느 정도 러프하게 룰을 정해놓은 후에는 개념적인 것들을 문서로 정리했고, 정리된 내용을 토대로 디자인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작업도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리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프로젝트를 혼자서 리딩한 경험이 없어서 조금 막막했다. 게다가 리소스 이슈로 팀이 꾸려지지 않고 나 혼자 시작했기 때문에 더더욱 막막하게 느껴졌다. 나는 여기서 아쉬운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팀장님 및 다른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기 전에 일단 시작을 했다는 것이었다. 로드맵 정도를 만들어두면 어떻겠냐는 정도의 이야기만 듣고 그냥 일단 시작했다. 가끔은 그게 좋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후자였다. 실컷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다 보니 나 혼자 디자인 시스템과 라이브러리를 다 만드는 사람처럼 일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팀 리드님이 1 on 1 시간에 그 부분을 일깨워주셔서 들이박는 행위를 멈출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리딩한다는 것은 판을 깔아주는 행위에 가까운 것 같다. 디자인 시스템을 나 혼자 만드는 것과, 디자인 시스템을 리딩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로드맵이랍시고 내가 만든 것은 사실 혼자 작업을 하기 위해 태스크를 세분화해둔 카드에 불과했다. 사실 내가 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들이 작업에 참여했을 때 따라갈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어두는 것이었다. 쓰고나니 별 건 아닌 것 같은데 처음 깨달았을 당시에는 조금 충격이었다. 앞으로도 작은 작업들을 리딩하는 기회를 많이 가져서 조금 더 능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Bun을 포기했다.

현재 만들고 있는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는 bun을 사용하려고 했다. 속도가 빠르고, build와 test까지 모두 bun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해서 도입을 결정했다.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김에 새로운 기술을 써보고 싶은 마음도 꽤나 큰 작용을 했다. 그러나 bun의 핫 모드가 React를 개발할 때 흔히 사용되는 hot reloader 같은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편안한 개발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vite를 결국 추가로 넣어야 했고, vite를 세팅하는 김에 자연스럽게 라이브러리 모드로 빌드하는 것도 vite로 처리해버렸다. 이것 까지는 그냥 감수하고 가려고 했는데 스토리북을 설치할 때도 충돌이 생겼다. 물론 원인을 파고 디버깅을 해서 어떻게든 올려서 쓸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까지 시간을 투자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시 node + npm 조합으로 갈아탔다. 요즘은 작게 뭔가를 만들 일이 있으면yarn 보다도 npm을 주로 사용한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이야기하면 좋겠다.